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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저널>식품회사는 수단이지 권력이 아니다
IFFE 2015-08-21 11:09:02 3501  

식품회사는 수단이지 권력이 아니다
최낙언 시아스 이사의 서홍관 교수 글에 대한 견해⑧



결론 : 식품회사는 수단이지 권력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도가 지나쳐서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준이다.


제조물 책임법(PL) :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제조물 책임법(PL)도 이미 시행 중이라 제조물로 인한 피해는 제조자가 모두 책임지게 되어 있다.


HACCP : 우주인에게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방법으로 가장 까다로운 관리 규격이다. 가장 열심히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물규제 처벌법 추진 : 세계 유일하다. 이물관리는 지금도 세계적으로 우수한데 법적으로 이물에 대해 행정처분 하겠다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상세하고 까다로운 식품표시제도
- 전원료 표시제도 : 세상에서 가장 길고 복잡한 표시내용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Carry over(?)는 인정하지 않는다.
- 영양성분 표시 : 선진국 따라하기인데 여기에 어린이신호등, 나트륨 표시제 등을 계속 추가 중이다.
- 원산지 표시 : 이런 것을 실시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 알레르기 표시 : 알레르기물질의 잔류 여부와 무관하게 표시하게 하고 품목은 계속 확대 중이다.


표시 금지 규정도 매우 까다롭다.
감미료나 원래 존재하는 당분이 존재하면 무가당을 표기할 수 없다.
MSG를 넣지 않아도 글루탐산(모든 단백질에 존재)이 있으면 무 MSG 표시 금지이다.
보존료를 넣지 않아도 보존료 사용이 가능한 품목이 아니면 무보존료 표기가 불가능하다.
무색소도 색소가 허용된 품목에 한해 가능하다.
Non GMO도 Non GMO라고 표시 못한다(GMO 해당 제품만 GMO로 표시).
천연이라는 표시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막았다.
과장광고를 막기 위해 어떤 검증되지 않은 내용의 문구도 허용하지 않는다.


Positive list : 향료에 쓰는 모든 물질까지 법규화하였다.


품목신고제도 : 미국, 일본, 중국은 생산가능 품목ㆍ유형을 신고ㆍ허가하지 제품 하나하나를 품목신고 하진 않는다. 품목은 업체 자율이고, 표시사항으로 관리한다.


   

▲ 우리나라 식품에 부족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안심을 위한 소통과 신뢰이다. 지금 부족한 것은 안전보다 안심인 것이고, 식품회사가 할 일도 신제품 개발보다는 식품에 적대적이고 신뢰가 없는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식품회사의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식품회사는 모두 나쁘다는 주장만큼 우리사회 공동체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논리도 드물다.


우리나라의 정식품이 두유사업을 시작한 것은 유당불내증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이 1937년 의과고시에 합격해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 한 아주머니가 갓난아기를 업고 찾아왔다. “딸 다섯을 낳고 겨우 얻은 아들이라며 살려 달라고 간청했어요. 그런데 아기는 뭘 먹이면 설사만 하고 일주일 만에 죽었어요. 큰 충격을 받았어요” 많은 신생아가 모유와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죽던 때 그는 병의 원인을 찾으려 20여 년을 매달리다가 1964년에야 우유의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란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고 콩으로 만든 우유인 두유 식품을 시작한 것이다.


사실 아기들에게 모유는 최고의 식품이지만 모유를 먹지 못하는 아기들이 있다. 신생아 5만 명 중 1명은 선천성 대사이상으로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흡수하지 못해 모유는 물론 분유도 먹지 못한다. 이 아기들에게 적절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매일유업은 5만명 중 1명에 불과한 400명의 아기를 위해 특수 유아식을 개발하여 1999년부터 지금까지 공급하고 있다. 이익창출이 아니라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처럼 우유 하나에도 식품회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많은 것이다. 1970년 4월 1일 한국 아이스크림 업계에 독보적인 존재 하나가 태어났다. 바로 ‘부라보콘’이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낙농이 소개된 것은 불과 50년 전이다. 먹을 것이 부족하여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시절에도 우유는 거부당했었다. 그 맛부터가 전혀 익숙하지 않고 소화가 안 되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에 한국인에 비해 훨씬 체구도 크고 체력도 강한 서구인을 보고 그 비결을 우유에서 찾아 젖소를 도입하고, 우유 소비를 증대시키려 했지만, 도무지 돌파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부라보콘’이 나오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1970년 ‘부라보콘’이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인 우유 소비 시대가 열린 것이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먹을 것이 정말 부족했고, 잘못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는 것 정도는 일상이었다. 잔칫집에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집단 식중독 사고로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는 일이 아주 많았다. 지금도 식중독은 식품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이이만, 예전에 비하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요즘 인터넷에 우리나라에 라면을 최초로 도입한 삼양식품 전중윤 창업자의 이야기가 쏠쏠하게 돌아다니던데, 일부 과장된 면도 있지만, 그 정도가 특별한 경우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건전한 생각으로 시작된 회사가 대부분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위생과 안전을, 식품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은 식품회사이다. 그 기술이 사회저변에 확산되어 이처럼 식품이 안전해진 것이다. 물론 식품이나 식품회사가 완벽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식품사고는 지금도 끝없이 발생한다.


일부 악의적인 기업이 오로지 이익을 탐해서 유해식품을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규정이 있고 감시가 있다. 사실 그런 규정보다 몇 배 까다로운 것이 식품기업의 AUDIT 이다. 대기업은 하루에도 몇백만개의 제품을 생산한다. 그중에 하나라도 뭔가 결정적인 하자가 있으면 회사의 존망이 위태로울 정도로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소비하면서 안전센터를 유지하며 자사의 제품을 감시하고 원료업체, 납품업체를 주기적으로 AUDIT 한다. 그 규정의 까다로움은 가혹할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식품이 안전하지 않고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소통환경이 좋아져서(?)이다. 아주 예전에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건 정도만 겨우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또는 세계에서 단 한 건만 발생한 사건도 바로 이웃집에서 일어난, 언제든지 내게 일어날 일처럼 느껴서 그런 것이다.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에 비해 그런 이야기를 해석해야 하는지, 해석법을 설명하는 노력은 전무했던 까닭이다.


우리나라에만 식품회사가 3만개 가까이 있다. 이런 식품회사의 운명은 사용자에게 달려있다. 식품회사가 권력인 것이 아니고 수단이며, 사용자가 권력인 것이고 사용자가 길들이기 가장 좋은 회사가 식품회사이다. 매일 조금씩 길들일 수 있다. 그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신뢰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아도 신경 쓸 것이 많아 너무나 피곤한 세상에 매일 먹는 음식마저 그렇게 불신해서야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는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제는 불량식품보다 불량지식의 추방 운동이 시급하다. 지금은 실제로 본인이 현장과 현실에서 본 것이 아니라 어디서 주어들은 그럴듯한 거짓말만 무한히 퍼트리는 눈먼 봉사들의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신뢰 결핍의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사이비 전문가가 너무 많은 세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식품에 부족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안심을 위한 소통과 신뢰이다. 그런데도 전 국민의 80%가 식품을 불안하게 여기는 것에는 실제 식품 문제보다 소통의 문제가 큰 것이다. 지금 부족한 것은 안전보다 안심인 것이고, 식품회사가 할 일도 신제품 개발보다는 식품에 적대적이고 신뢰가 없는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그리고 더 좋은 식품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할 몫도 크다. 사람들은 항상 왜 건강에 좋은 제품을 내놓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이미 그런 컨셉으로 수많은 제품이 출시됐다. 단지 차갑게 외면 당했을 뿐이다. 사실 사람들이 머리 속으로 좋은 식품이라고 하는 컨셉의 제품들은 지금도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로컬푸드,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제품이 생활협동조합이나 의지가 강한 식품회사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진정으로 그런 식품이 좋다고 생각하면, 막연히 식품회사에 투정만 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입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천개의 식품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에 온갖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가 즐겨 구입하는 제품 트렌드에 따라 식품회사는 변신한다. 소위 몸에 좋다는 식품이 시장에서 진짜로 잘 팔리면 식품회사는 당장에 쫓아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식품기술은 어떤 소비자의 요구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훌륭하다. 식품회사를 오해와 편견으로 적대시하는 것보다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잘 활용하려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최낙언 시아스 이사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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